한국 경제는 IMF ‘외환위기’ 이래 저성장률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10%에 육박함으로써 심각한 사회적문제가 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보호주의 경향과 금리인상 압력, 중국 경제의 성장세둔화, 일본 아베노믹스의 한계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좀처럼 가시지않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고령화·저출산’의 난제와 규제혁파의 부진과 개혁· 개방과 혁신의 지연이라는 구조적 문제들이 ‘해당 기득권 집단’의 저항 때문에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가 되면 1%대 이하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 1960년대초 제1차 경제개발 5개년이 시작된 이래 첫 40여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빠른경제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 경제가 왜 이러한 저성장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우리 경제가 4∼5%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시대를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근래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는 20년 전의 IMF 외환위기였다. 대한민국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평상시에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기업부실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선진 자유시장경제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도입하기 위해 부분적이나마 각종 개혁·개방 조치를 과감히 추진할 수 있었다.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국민의 정부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신뢰가 큰힘이 되었다. 이는 한 나라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개혁·개방과 혁신의 기회로만들어낸 훌륭한 국가 경영의 사례이다.

최근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큰 난제는 잠재성장률의 추락이다. 이는 경기 순환적 대응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심각한 구조적 과제이다. 따라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개혁·개방과 혁신을 통해서만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이다. 그런데 개혁·개방과 혁신은 인기가 없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므로 정치권과 정부가 그 필요성을 잘 인식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추진하기를 꺼려 하는 과제이다.그러나 오늘과 같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경우 오히려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또 다른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있다. 한국 경제는 이 값진 ‘위기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우리 경제의개혁·개방과 혁신을 상시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만드는 해당 이해관계 집단에 의한 ‘국민공감대 형성 메커니즘’을 서둘러 정착시켜야 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개혁·개방과 혁신과 변화가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해당 기득권 집단의 저항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나 영국은 주요 정책대안에 대해 국민 계층 간에 많은 이견이 존재하고 있으나 소통을 통한 국민공감대 형성이 각종 해당 이해관계 집단과 집단 지식인들의 노력과 의회의 각종 위원회를 통해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해당 이해관계 집단에 의한 국민공감대 형성이 해당 기득권 집단의 저항을 견제할 수 있는 ‘힘(power)’이 되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 선진국에서 발전된 의회 민주주의의 문화와 해당 이해관계 집단의 ‘국민공감대 형성 메커니즘’이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도 성숙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경우 의회민주주의가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여 국민공감대 형성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국민공감협의회’(가칭)를 설치하여 국회와 정부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면, 대한민국이 해당 기득권 집단에 의한 저항을 견제하는 아시아의유일한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