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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산업가속화법 원문 미리보기원문 다운로드 2026.09.01

왜 IAA인가

제조업 비중 하락과 청정기술 공급망의 중국 집중

주요국 대비 EU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 (GDP 대비)
2000년 EU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 17.4%에서 2024년 14.3%로 하락한 추이. 2035 목표 20% 점선 표시

20여 년간 EU 제조업 비중이 17.4% → 14.3%로 하락. 에너지 집약 산업의 감소폭이 특히 컸다.

청정기술 핵심 공급망의 중국 집중도
  • 태양광 패널 >80%
  • 배터리 셀 85%
  • 양극재 ~90%
  • 음극재 >97%

80% 이상

중국이 청정기술 글로벌 생산능력의 80% 이상 장악. 공급망 의존의 ‘무기화’ 우려가 EU 경제안보 대응을 촉발.

3대 정책 수단

수요 창출 · 절차 가속 · 투자 조건화

INSTRUMENT 01
‘Made in EU’ 수요 견인

공공 조달·보조금·재생에너지 경매에 저탄소+유럽산 요건을 의무화. 공공부문 구매력(GDP의 15%, 연 약 2조 €)으로 리드마켓 형성.


권고 → 의무화
INSTRUMENT 02
인허가 전면 디지털화

단일 접근 창구(Single Access Point)와 포괄적 허가로 통합 처리. 최대 45일 내 완결성 확인. 행정 부담 일회성 약 2.4억 € 순감소.


거의 모든 제조업 적용
INSTRUMENT 03
FDI(외국인투자) 조건화

4개 전략부문·국적국 글로벌 40%+·1억 € 초과 시 발동. 6개 질적 요건중 4개 이행(EU 고용 필수). 미이행 시 일 매출 5%+ 제재금.


사실상 중국 자본 겨냥
적용 범위와 대상 산업

시장 개입 강도가 높을수록 적용 범위를 좁혀 선별 적용

적용 범위 — 넓을수록 수평적, 좁을수록 집중적
  • 인허가 간소화 EU 내 거의 모든 제조업 프로젝트
  • 공공 조달·보조금 소수 전략 산업에 집중 적용
  • FDI 심사 조건 4개 신흥 전략 부문

시장 개입 강도가 높은 수단일수록 적용 범위를 좁혀 선별 적용한다.

3대 핵심 대상 산업
  • 에너지 집약 산업

    철강·시멘트·알루미늄·화학 — EU 온실가스 배출 22.3%

  • 넷제로 기술

    태양광·배터리·풍력·히트펌프·전해조·원자력

  • 모빌리티(전기차)

    EU GDP 7%, 직간접 고용 1,380만 명

공공 조달 ‘저탄소·EU산’ 의무 비율

발효 후 공고 계약에 최소 요건 적용

저탄소 (건축·인프라·자동차용)
저탄소 + EU산
저탄소 + EU산
역내 조립 필수 · 배터리 제외 부품
한국 영향

배터리 · 철강

배터리 — 기회 속 구조적 위험 한·중 양강

EU 역내 셀 제조 점유

~80% (국내 3사)

  • GPA·FTA 동등 대우 + 선제적 역내 거점 + FDI 조건화가 후발 중국 자본 진입 제약

  • EU 점유율 78%(’22) → 35~37%(’25) 급락. LFP 전환에 잠식

  • FDI 조건화는 소급 적용 안 됨 — CATL 헝가리·스페인 ~150GWh가 ‘Made in EU’ 자격 확보 우려

철강 — 이중 장벽 IAA + CBAM

K-ETS 배출권 가격

EU ETS의 1/10

  • IAA 저탄소 25% 임곗값(공공 조달 진입 제한) + CBAM(수출 비용 부담)이
    동시 압박

  • 높은 탄소 집약도로 저탄소 기준 통과 곤란, 낮은 K-ETS 가격에 CBAM 비용
    대부분 부담

  • 탄소 감축·가격 정상화 지연 시 EU 조달 시장에서 구조적 도태 위험

대응

통상 외교 · 거시 환경 정책

통상 외교

한·EU FTA 동등 대우 조항이 IAA 위임법률에서 침해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원산지 요건의 소재·부품 단계 확대에 선제 대응.

거시 환경 정책

K-ETS 가격 현실화로 탈탄소 투자 유인 강화·세입의 국외 유출 방지. 대외 규제 시간표와 국내 수용력을 고려한 이행 경로 설계.

핵심 시사점

IAA는 공급자 보조금 대신 수요자 측 공공 조달로 시장을 먼저 창출하는 방식(저탄소 철강 ~83억 €·시멘트 ~52억 € 선도시장 형성)이다. 다만 보장된 수요는 암묵적 보조금이자 ‘picking winners’ 위험을 수반한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배타적 내재화를 직접 이식하기 어려운 만큼, 공급망 취약성이 높고 단기 고용·생산 흡수가 가능한 분야에 한정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핵심요약

EU 산업가속화법(IAA)은 2026년 3월 유럽집행위원회가 제출한 규정안으로, 2035년까지 EU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0%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안은 세 가지 정책 수단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첫째, 공공 조달·보조금·재생에너지 경매에 저탄소 및 유럽산(Made in EU) 요건을 의무화하여 역내 전략 산업의 수요 기반을 제도적으로 형성한다. 둘째, 단일 디지털 창구 구축과 포괄적 허가 절차 도입을 통해 제조업 투자의 실행 속도를 높인다. 셋째, 배터리·태양광·전기차·핵심 원자재 4개 전략 부문에 한해 대규모 외국인직접투자에 현지 고용·기술 이전·역내 조달 등 질적 요건을 법적으로 의무화한다. 적용 대상 산업은 에너지 집약 산업, 넷제로(Net-Zero) 기술, 모빌리티 분야로 한정되며, 인허가 간소화는 EU 내 거의 모든 제조업 프로젝트에 적용된다.

FAQ

EU 제조업 GDP 비중이 2000년 17.4%에서 2024년 14.3%로 하락하고, 청정기술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된 가운데 2035년까지 제조업 비중 20% 회복을 목표로 IAA를 추진한다. 공급망 회복력·경제안보·탈탄소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EU 차원의 산업정책 전환이다.

1. 정책 개요
(1) 추진 배경 및 정책 목표

유럽연합(EU)의 제조업은 지난 20여 년간 구조적인 비중 축소를 경험해 왔다.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000년 17.4%에서 2024년 14.3%로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에너지 집약 산업의 생산량은 여타 제조업 부문 대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에너지 비용, 탈탄소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필요, 글로벌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동시에 배터리·태양광·전기차 등 핵심 청정기술 분야에서 EU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이 해당 분야 글로벌 생산 능력의 80% 이상을 장악하는 등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도전은 일련의 외부 충격과 맞물리며 EU 차원의 정책 대응을 촉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에너지 의존의 전략적 위험을 부각했다. 교역 상대국이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를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의존성의 무기화(weaponisation of dependencies)' 역시 EU의 경제 안보 논의를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 유럽이사회가 2023년 채택한 '유럽 경제 안보 전략(European Economic Security Strategy)'은 이러한 인식의 제도적 표현으로, 전략적 공급망 보호를 EU 정책의 핵심 의제로 공식화했다.

산업 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 IAA)은 이 같은 문제 인식을 배경으로 2026년 3월 유럽집행위원회가 제출한 규정안이다. 법안의 직접적인 정책적 토대는 세 가지다.

첫째, 2024년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전 ECB 총재가 작성한 '유럽 경쟁력의 미래(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EU가 미국·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고, 연간 최소 8,000억 유로 규모의 추가 투자와 산업·에너지·통상 정책의 통합적 접근을 권고했다.

둘째, 2025년 2월 집행위가 발표한 '청정산업 타결(Clean Industrial Deal)'로, 탈탄소화를 산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전환한다는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며 IAA를 핵심 실행 수단으로 예고했다.

셋째, 같은 해 발표된 '경쟁력 나침반(Competitiveness Compass)'으로, 기술 주권 확보, 규제 간소화, 단일 시장 심화를 EU 중기 경쟁력 전략의 세 축으로 설정했으며 IAA는 이 가운데 첫째와 셋째 축의 직접적인 실행 기제에 해당한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EU·중국·한국·미국의 GDP 대비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 추이와 EU 산업가속화법 목표 20% 기준선
<그림 1> 주요국의 GDP 대비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 추이(2000~2024년)

자료: World Bank,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Manufacturing, value added (% of GDP)” 원자료를 이용하여 저자 작성

주: 제조업 부가가치는 광업·건설업을 제외한 제조 부문의 순생산액으로, GDP 대비 비율로 표시하였다.

IAA가 설정하는 목표는 네 가지 층위에서 파악된다. 가장 상위의 목표는 2035년까지 EU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0%로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 목표로는 첫째, 전략 부문에서의 역내 저탄소 제품 수요 창출을 통한 '리드 마켓(lead market)' 형성, 둘째,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질적 관리를 통한 기술 이전 및 역내 고용 확보, 셋째, 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한 제조업 투자의 신속한 실행 기반 마련, 넷째, 산업 집적 지구 지정을 통한 전략 부문의 지리적 클러스터링 촉진이 제시된다. 집행위의 영향 평가에 따르면 이 법안은 2030년 기준 EU 경제 전체에 순 편익 약 80억 유로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되며, 행정 부담 측면에서는 기업에 대해 일회성 순 감소분 약 2억 4,000만 유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2) 관련 국제 산업 정책 동향

IAA를 둘러싼 국제적 맥락은 두 층위에서 작동한다. 하나는 중국의 국가 주도 산업 전략이 전략 부문 공급망을 구조적으로 재편해온 구체적 위협이고, 다른 하나는 선진국들이 수십 년간 견지해 온 시장 중심·비개입 원칙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더 넓은 흐름이다. IMF는 2025년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산업정책이 강하게 귀환하고 있다"라고 명시하며, 2020년을 전후로 산업정책의 동기가 생산성 제고·기후 목표에서 공급망 회복력·국가 안보·지정학적 우려로 확장됐음을 확인했다. 주목할 점은 산업정책 사용 상위 5개국이 모두 독일·일본·미국 등 선진국이라는 사실로, IAA는 고립된 보호주의적 일탈이 아니라 이 패러다임 전환의 EU판 표현으로 읽힌다.

중국

중국의 배터리·태양광·전기차 공급망 지배는 단순한 시장 경쟁을 넘어 수십 년간 지속된 국가 조율형 산업정책의 결과다. 중국은 기술 고도화와 핵심 가치사슬 통제를 통해 타국이 모방하기 어려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청정기술 공급망 전반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확립했다. 나아가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 역시 순수한 상업적 결정을 넘어 국내 산업 및 공급망 고도화를 지원하는 국가 전략과 긴밀히 연동되어 있다. 유럽 IAA의 FDI 조건화 조치는 이 같은 특유의 자본 진출 구조를 전제로 설계되었으며, 이 때문에 본 규제는 “주로 중국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수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미국의 정책 전환은 성격이 다르지만, IAA의 등장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 맥락을 제공한다. 2022년 바이든 행정부는 청정기술 제조업에 대규모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첨단 반도체 국내 생산을 지원하는 반도체 법(CHIPS Act)을 동시에 입법하며, WTO 보조금 규범의 경계에 있는 산업정책을 전략 기술 전반에 걸쳐 도입했다. 이러한 미국의 행보는 즉각적인 글로벌 파급 효과를 낳았는데, 유럽의회 경제위원회 브리핑(Scheinert, 2023)이 평가하듯 EU가 2023년 3월 청정기술 제조업에 대한 국가보조금 허용 요건을 대폭 완화한 임시위기전환프레임워크(TCTF)를 도입한 것은 사실상 미국 IRA에 대한 대응이기도 했다. 비록 트럼프 2기 들어 IRA가 부분 해체되고 관세로 정책 수단이 전환되었으나, 정부 개입 확대라는 미국의 거시적 흐름 자체는 변함이 없다. 전후 자유무역 질서의 주요 설계자였던 미국이 이처럼 산업정책 기조를 본격화한 것은 WTO 규범이 국제 정책 논의의 기준점으로 작동하는 힘이 구조적으로 약화됐음을 보여주며, IAA의 원산지 요건·FDI 조건화 같은 수단들이 정치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공간에 놓이는 배경이 된다.

중국의 국가 주도 산업정책이 현재의 공급망 지형을 만든 원인이라면, 미국과 EU의 대응은 그 결과에 대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EU의 공공 조달 의무화 및 규제 장치처럼 정책 수단은 다르지만, 두 접근 모두 전략 제조 역량의 입지를 시장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판단을 공유한다. 유럽집행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세주르네가 법안 발표 당일 "21세기에 맞는 유럽 경제 독트린의 혁신"이라고 표현한 것은, EU 차원에서도 이 법안이 기존의 비개입 원칙과의 단절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Johannes Binder et al., Ambition Without Precision: Why the Industrial Accelerator Act Falls Short, IP Lab Policy Brief No. 01, 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 2026.

(3) 핵심 대상 분야

IAA는 EU 경제 전반에 적용되는 수평적 규제가 아니라, 공급망 의존도가 높거나 탈탄소화 전환 부담이 집중된 특정 전략 산업을 선별하여 차별화된 정책 수단을 적용하는 구조를 취한다. 시장 개입 강도가 높은 공공 조달 요건과 보조금 설계 기준은 소수의 전략 산업에 집중적으로 적용되는 반면, 인허가 절차 간소화는 일부 예외를 제외한 EU 내 거의 모든 제조업 프로젝트에 수평적으로 적용된다. 외국인직접투자 심사 조건은 적용 범위가 가장 좁아 4개 신흥 전략 부문에만 한정된다.

첫 번째 대상은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화학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다. 이들 산업은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2.3%를 차지하며, EU 배출권거래제하에서 탄소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주요 업종으로서 탈탄소화 전환에 수반되는 설비 교체 및 공정 혁신 비용이 여타 제조업 부문에 비해 현저히 크다. 동시에 글로벌 가격 경쟁력 저하로 역내 생산 설비 가동률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하락해 있으며, 탈탄소화 투자 프로젝트의 절반 이상이 2023년 이후 실행에 옮겨지지 못한 상태다. IAA는 이들 산업에 대해 공공 조달 및 저탄소 제품 요건을 의무화함으로써 역내 저탄소 소재에 대한 수요를 직접 창출하는 방식을 택한다.

두 번째 대상은 태양광, 배터리, 풍력, 히트펌프, 전해조, 원자력 분열 기술 등을 포괄하는 넷제로 기술 분야다. 현재 EU는 태양광 패널 전 공정에서 중국 의존도가 80%를 상회하며, 배터리 셀 제조 능력의 85%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배터리 소재 단계에서 의존도는 더욱 심각하여 양극재 제조 능력의 약 90%, 음극재 제조 능력의 97% 이상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표 1 참조). 풍력 분야에서는 저가 중국산 수입품의 압박이 심화되고 있으며, 히트펌프와 전해조 역시 비EU권 부품 의존도가 높다. IAA는 이 분야에 공공 조달 시 '유럽산(Made in EU)' 요건을 의무화하고, 재생에너지 경매 및 보조금 설계에도 역내산 부품 비중 기준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아울러 배터리·태양광·전기차·핵심 원자재 분야에 대해서는 외국인직접투자 심사 조건도 별도로 적용된다.

세 번째 대상은 전기차 및 관련 핵심 부품을 포함하는 모빌리티 산업이다. 유럽 자동차 산업은 EU GDP의 약 7%, 직간접 고용 1,380만 명을 담당하는 EU 제조업의 핵심 기반으로, 2019년 기준 글로벌 완성차 매출 상위 10개사 중 4개사, 부품 공급업체 상위 20개사 중 10개사가 유럽 기업이었다. 그러나 내연기관 중심에서 배터리·e-파워트레인·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중심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20년에서 2023년 사이 5%포인트 하락했으며, 부품 공급업체의 평균 수익성은 2017년 7.4%에서 2023년 5%로 떨어졌다. 2024~2025년 사이에만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 감축이 예고된 상황이다. IAA는 전기차 조립, 배터리, e-파워트레인, 주요 전자 시스템에 대해 공공 조달 및 보조금 요건에 역내 생산 비중 기준을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한편, 전기차 관련 외국인직접투자에 대해서도 합작투자 의무화 등 별도의 심사 조건을 적용한다.*

Johannes Binder et al., Ambition Without Precision: Why the Industrial Accelerator Act Falls Short, IP Lab Policy Brief No. 01, 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 2026.

표 1. 청정기술 핵심 공급망의 중국 집중도
분야 중국 점유율 출처
태양광 패널 전 공정 >80% IEA, Solar PV Supply Chains
배터리 셀 제조 능력 85% IEA, EV Outlook 2025
양극재 제조 능력 ~90% IEA, EV Outlook 2024
음극재 제조 능력 >97% IEA, EV Outlook 2024

<표 1> 청정기술 핵심 공급망의 중국 집중도

자료 : IEA Solar PV Supply Chains; IEA EV Outlook 2024·2025

주: 글로벌 제조 능력 대비 중국의 비중

2.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 수단
(1) ‘Made in EU’ 및 저탄소 선도시장 창출

IAA의 수요 견인 조치는 공공 조달, 공공 지원금, 재생에너지 경매라는 세 가지 채널을 통해 작동한다. 이 조치들의 핵심 논리는 EU의 공공 부문이 GDP의 약 15%, 금액으로는 연간 약 2조 유로에 달하는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주목할 점은 IAA 이전까지 EU 차원의 저탄소 소재 비중 의무화 공공 조달은 원칙적으로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었다는 것이다. 공공 계약과 보조금 설계에 저탄소 및 유럽산 제품 요건을 의무화함으로써 민간 시장이 자발적으로 형성하기 어려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공 조달 측면에서 IAA 규정 발효 이후에 공고된 공공 계약에는 다음과 같은 최소 요건이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철강 제품의 경우 건축물, 인프라, 자동차에 사용되는 물량의 최소 25%가 저탄소 제품이어야 하며, 콘크리트 및 모르타르는 최소 5%가 저탄소이면서 동시에 EU산이어야 한다. 알루미늄 제품은 최소 25%가 저탄소이면서 EU산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기차의 경우 조립, 배터리, e-파워트레인, 주요 전자 시스템에 대한 EU산 비중 기준이 적용된다. 발주처는 단독 공급자 존재, 적합한 입찰 부재, 비용 불균형(25% 초과), 기술적 비호환성 등 예외 사유가 인정될 때만 이 요건의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

청정에너지 기술 분야에서는 Net-Zero Industry Act(NZIA)의 기존 공공 조달 요건에 더해, 동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유럽산 요건이 도입된다.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의 경우 법안 발효 1년 후부터 최종 제품과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EU산이어야 하며, 3년 후부터는 배터리 셀과 추가 핵심 부품 1종도 EU산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발효 3년 후부터 PV 인버터와 PV 셀이 EU산이어야 하며, 풍력은 발효 1년 후부터 핵심 부품 1종, 3년 후부터 2종이 EU산이어야 한다. 원자력 신규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발효 4년 후부터 핵심 부품 최소 2종, 6년 후부터 3종의 EU산 요건이 적용된다.

공공 지원금 측면에서는 회원국이 설계하는 보조금 제도의 최소 45%가 저탄소 및 유럽산 요건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전기차 관련 보조금은 예외 없이 100% 적용 대상으로, 공공 지원을 받는 전기차는 EU 내 조립 및 주요 부품 역내 조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기업법인 차량에 대한 재정 지원 역시 동일한 유럽산 기준이 적용된다.

표 2. 공공 조달 품목별 저탄소·EU산 의미 적용 비율
대상 품목 적용 조건 최소 비율
철강
(건축물·인프라·자동차용)
저탄소 25%
콘크리트·모르타르 저탄소·EU산 5%
알루미늄 저탄소·EU산 25%
전기차 EU산 EU 역내 조립 필수배터리
제외한 부품의 70%

<표 2> 공공 조달 품목별 저탄소·EU산 의미 적용 비율

재생에너지 경매에서는 연간 경매 물량의 최소 40% 또는 연간 8기가와트 이상에 유럽산 요건이 적용되며, 사이버보안 요건은 모든 경매 물량에 예외 없이 적용된다. 이는 NZIA상 기존 30% 적용 범위에서 전체 경매 물량으로 확대된 것으로, 에너지 시스템의 디지털 취약성에 대한 대응이 강화된 결과다. 법안은 이 모든 조치에 대해 WTO 정부조달협정(GPA) 및 양자 무역 협정상 의무와의 정합성을 명시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협정 적용 대상 제3국의 제품은 EU산과 동등하게 취급된다.

(2) 외국인직접투자(FDI) 조건화

IAA는 외국인직접투자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의 질적 요건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식을 택한다. 적용 요건은 세 가지가 동시에 충족될 때 발동된다. ① 배터리·태양광·전기차·핵심 원자재 4개 신흥 전략 부문에 해당할 것, ② 투자자의 국적국이 해당 부문 글로벌 제조 능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제3국일 것, ③ 투자 규모가 1억 유로를 초과할 것.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으나, 4개 부문 모두에서 중국이 해당 기준을 충족한다.

승인을 받으려는 투자자는 아래 6개 조건 중 최소 4개를 이행해야 하며, EU 근로자 고용(③)은 필수다. ① 지분·의결권 49% 초과 취득 금지, ② EU 기업과의 합작투자(JV) 의무화 및 49% 이하 지분 제한, ③ 전체 인력의 최소 50%를 EU 근로자로 구성(전 직군), ④ IP 및 노하우의 EU 기업 또는 JV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체결, ⑤ EU 기업 연간 총매출의 1% 이상을 EU 내 R&D에 투자, ⑥ EU 시장 출시 제품 투입재의 30% 이상을 EU산으로 조달하는 전략 수립·이행. 미이행 시 일일 평균 매출의 최소 5% 이상에 해당하는 제재금이 부과된다.

이 조건들의 실질적 대상은 중국 자본의 전략 부문 투자다. 집행위는 투자의 질이 개별 기업의 자발적 선택에 맡겨질 경우 EU 전체 차원의 기술 역량 축적과 공급망 자립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IAA의 6대 조건은 기술 이전·현지 고용·공급망 연계라는 실질적 부가가치를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수단으로 설계되었다.

(3) 인허가 절차의 전면 디지털화 및 가속화

IAA는 제조업 투자의 실행 속도를 저해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복잡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인허가 절차를 지목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법안은 단일 접근 창구(Single Access Point) 구축과 디지털 통합 허가 절차를 의무화한다.

구체적으로 각 회원국은 일부 예외(담배 제조업 등)를 제외한 모든 산업 제조 프로젝트에 대해 단일 신청서로 필요한 모든 허가를 통합 처리하는 디지털 창구를 구축해야 한다. 이 창구는 유럽 비즈니스 지갑(European Business Wallet)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관련 공공 기관 간 데이터 자동 연계, 기존 보유 문서의 재활용, 절차 진행 상황의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포함한다. 신청서 접수 후 45일 이내에 담당 기관은 신청서의 완결성을 확인하거나 추가 자료를 요청해야 하며, 이후 포괄적 결정(Comprehensive Decision)을 단일 기관이 조율하여 발급하는 구조다.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탈탄소화 프로젝트에는 NZIA에서 규정한 간소화 절차가 확대 적용된다. 이 프로젝트들은 환경 평가 가속화 규정상 '전략 프로젝트'로 자동 분류되어 우선 심사 대상이 된다. 법안은 이러한 디지털화 및 절차 간소화 조치가 기업에 대해 일회성 행정 부담을 약 2억 4,000만 유로 순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한다.

(4) 산업 제조 가속화 구역 지정

IAA는 전략 산업의 지리적 집적을 촉진하기 위해 각 회원국이 자국 영토 내에 최소 1개 이상의 산업 제조 가속화 구역(Industrial Manufacturing Acceleration Areas)을 지정하도록 의무화한다. 지정 기한은 법안 발효 후 12개월 이내다.

가속화 구역 내 프로젝트에 부여되는 핵심 혜택은 포괄적 기본 허가(Aggregated Baseline Permit)다. 이는 구역 내 산업 활동에 공통으로 필요한 허가들을 설비별 개별 신청 없이 구역 단위로 일괄 발급하는 제도로, 개별 프로젝트는 이 포괄 허가에 포함되지 않는 설비별 특수 허가(예: 전력망 연결 허가 등)만 추가로 취득하면 된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개별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구역 내 모든 프로젝트는 전략 프로젝트로 자동 분류되어 환경 평가 우선 처리 대상이 된다.

3. IAA의 영향
(1) IAA로 인한 유럽의 중국 의존도 저감 전망

IAA가 EU의 대중국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분야별로 상이한 전망이 제시된다. 본문에서는 IAA가 명시적으로 다루는 분야 중 대조적인 두 사례인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두 분야는 EU 역내 제조 기반의 잔존 정도와 부품별 의존 구조가 달라, IAA의 단기 효과 전망도 다르게 나타난다.

태양광

태양광 시스템의 핵심 부품은 크게 두 가지다. 패널을 구성하는 셀과, 패널 외부에 독립 설치되어 직류를 전력망용 교류로 변환하는 인버터다. 두 부품은 중국 의존도와 대체 가능성 측면에서 상황이 전혀 다르며, 이 차이가 IAA의 단기 효과 전망을 가른다. 셀의 중국 의존도는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이 작다. 전 세계 셀 제조의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고, EU산은 물론 신뢰할 수 있는 제3 국산 대체 공급원도 사실상 부재한다. 중국산 외 물량 대부분이 중국 기업이 동남아에 설립한 공장에서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버터는 사정이 다르다. 독일 SMA, 오스트리아 Fronius 등 유럽 제조사가 아직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있어 대체 공급자가 이론적으로 존재한다. 다만 화웨이·선그로 등 중국 기업의 공세에 밀려 SMA가 2024~2025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유럽 인버터 산업 자체도 흔들리고 있다.

IAA는 이 두 부품 모두에 'EU산' 요건을 부과하지만, 시행까지 3년의 유예 기간이 있다. 한편, EU는 2026년 5월, IAA와 별개로 공공 지원 태양광 사업에서 중국산 인버터를 즉시 금지했는데, 인버터가 원격 제어 가능 장치여서 사이버보안 위험 요인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셀은 원격 제어할 수 없는 광전변환 소자여서 이 조치에서 빠졌다. 결국 태양광에서 IAA가 단기에 만들어낼 현실적 변화는 셀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EU산 대체보다는, 유럽 제조 기반이 남아 있으나 흔들리고 있는 인버터에서의 점진적 다변화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

풍력 시스템에서 IAA는 터빈 본체 영역에서는 유럽 제조 기반을 보호·강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직접구동 발전기의 핵심 소재인 영구자석 측면에서는 공급원 다변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것에 그 효과가 달려 있다. 터빈 본체는 부피·중량이 커 운송비가 비싸고 설치·유지보수에 현지 네트워크가 필수라는 산업 특성 덕분에 EU 제조 기반이 견고하다. 덴마크 Vestas, 독일·스페인 Siemens Gamesa, 독일 Nordex 등 유럽 OEM들이 2024년 EU 풍력 신규 설치 시장의 92%를 점유했으며, 중국 제조사의 EU 설치량은 같은 해 1.4%에 그쳤다.*

반면에, 풍력 발전기의 핵심 소재인 영구자석은 사정이 정반대다. EU에서 사용되는 영구자석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며, 핵심 원료인 희토류(특히 디스프로슘·테르븀 등 중희토류)의 가공은 사실상 중국이 독점한다. 다만 이 의존은 풍력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IEA(2025)에 따르면 영구자석용 희토류 수요의 가장 큰 동인은 EV 모터로, 2030년대 중반부터는 EV가 단일 최대 수요원이 될 전망이며 산업용 모터·로봇·자동화·전자제품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즉 영구자석에 대한 의존은 풍력·EV를 비롯한 다수 전략 산업에 걸쳐 공통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결국 풍력에서 IAA의 성과 여부는, 풍력 부문 단독이 아니라 EV·산업 모터 등 여러 분야가 함께 직면한 영구자석 공급원 다변화 속도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Feng Zhao, Global Wind Market Development: Supply Side Data 2024, Global Wind Energy Council (GWEC), 2025.

(2) 국내 기업에 대한 영향과 정부의 대응 방안

IAA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업종과 EU 시장 진출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우선 한국은 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국이자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서, IAA의 공공 조달 요건 적용 시 역내산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는 중국 기업과 결정적으로 다른 출발점이다. 그러나 동등 대우 조항이 모든 요건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집행위가 특정 제3국을 동등 대우 범위에서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위험 요인이다.

실질적 노출도는 업종별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선제적 입지 우위 속에서 기술 패러다임 전환의 기로에 선 배터리 산업과, 제도적 결합 압박 속에서 구조적 위험에 직면한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배터리

현재 한·중 양강 구도인 EU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역내 셀 제조 용량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우위는 WTO GPA·FTA에 기반한 법적 동등 대우 지위, 선제적 역내 거점, 그리고 후발 중국 자본의 진입을 제약하는 IAA의 FDI 조건화 조치라는 세 가지 채널이 동시에 맞물리는 구조적 수혜에서 비롯되며, 이는 중국 기업 대비 결정적인 차별화 요인이 된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선점한 제조 용량 우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 IAA가 규정한 FDI 조건화 조치는 이미 진행 중인 투자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현재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중국의 CATL은 첫 번째 유럽 생산 거점인 독일 공장에 더해, 헝가리 데브레센(총 계획 용량 100GWh, 1단계 40GWh로 2026년 가동 예정)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으로 스페인(계획 용량 50GWh LFP, 2026년 말 생산 개시 예정)에 신규 생산 거점을 구축 중이다.* 헝가리·스페인 두 신규 거점의 계획 용량을 합산하면 약 150GWh에 달하며, 여기에 독일 기존 거점까지 포함하면 CATL의 EU 내 총공급 능력은 한국 3사의 현재 운영 중인 설비 총량에 빠르게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헝가리와 스페인의 신규 거점이 모두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IAA 발효 시점과 맞물려 'Made in EU' 자격을 갖춘 중국계 셀 공급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 근본적으로 유럽 시장 내 점유율 이동을 실제로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의 급격한 기술 패러다임 전환이다. 한국 기업들이 고성능 삼원계(NMC) 배터리에 특화해 온 반면,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 배터리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잠식해 왔다. 이에 따라 EU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한국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2년 78%에서 2025년 약 35~37% 수준으로 급락했다.* IAA의 ‘유럽산(Made in EU)’ 요건이 LFP와 NMC 간의 기술 선택에 대해 철저히 중립적이므로, 한국 기업의 입지 우위가 곧바로 기술 및 시장 경쟁력 우위로 자동 전환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규제는 유럽 역내에서 생산되는 중국계 LFP 셀에 ‘Made in EU’라는 제도적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중국의 시장 지배를 유럽 내부에서 오히려 정당화해 주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2023~2025년 World·China·EU·United States 지역별 전기차 배터리 판매 점유율(제조사 본사 소재 기준)
<그림 2> 전기차 배터리 판매 점유율: 제조사 본사 소재 기준, 2023~2025년

출처: IEA, Global EV Outlook 2026, Figure 7.11. CC BY 4.0. https://www.iea.org

헝가리 데브레센: CATL, "CATL announces its second European battery plant in Hungary," 12 August 2022, https://www.catl.com/en/news/983.html; 스페인 피게루엘라스: CATL, "CATL, Stellantis break ground on battery plant in Spain," 26 November 2025, https://www.catl.com/en/news/6614.html.

IEA, Global EV Outlook 2025와 Global EV Outlook 2026를 바탕으로 EU와 배터리 제조사의 본사 국가 기준의 수치.

철강

유럽 IAA의 철강 부문 공공 조달 기준은 알루미늄·시멘트와 달리 'EU산' 원산지 규정이 강제되지 않고, 25% 물량에 대한 '저탄소 임곗값' 충족만을 요구한다. 따라서 한국 철강기업이 직면한 일차적 과제는 EU가 지정할 저탄소 기준의 통과 여부다. 문제는 이 요건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결합하여 국내 업계에 이중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IAA가 공공 조달 시장의 진입 자체를 제한한다면, CBAM은 수출 전반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지운다. 특히 무상 할당 축소가 본격화되는 2020년대 후반 두 제도의 압박이 동시에 정점에 달하게 된다.

이러한 규제 결합이 국내 업계에 치명적인 근본 원인은 한국 철강의 높은 탄소 집약도와 K-ETS의 지나치게 낮은 배출권 가격(EU ETS의 10분에 1 수준)에 있다. 공정 특성상 국내 제품은 IAA의 저탄소 기준을 넘기 어려우며, 낮은 K-ETS 가격으로 인해 본국 기납부 탄소 비용을 인정받지 못해 CBAM 인증서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해야 한다. 이는 국내 철강의 가격 경쟁력을 잠식할 뿐만 아니라, 국내 탄소 시장에서 소화되어야 했을 세입이 EU 재정으로 고스란히 유출되는 것을 초래한다.

결국 IAA가 형성하는 저탄소 선도시장은 한국 철강기업에 유럽 시장 접근 조건의 급격한 상향 조정을 의미한다. 향후 국내 생산 공정의 탄소 감축과 탄소 가격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한국 철강은 EU 공공 조달 시장에서 구조적으로 도태되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한국 정부의 과제 및 대응

정부 과제는 IAA의 거시적·범산업적 특성에 맞춰 통상 외교와 거시 환경 정책이라는 두 축으로 집중할 수 있다. 첫째, 통상 외교 측면에서는 EU-한국 FTA의 동등 대우 조항이 IAA 위임법률 과정에서 침해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향후 원산지 요건이 소재·부품 단계로 확대될 때 한국산이 배제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의제화하고, 품목별 범위 조정 권한을 가진 집행위의 후속 입법에 유연하게 밀착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거시 환경 정책 측면에서는 K-ETS 가격 현실화를 통해 탈탄소화 투자 유인을 강화하고 부가가치의 국외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 다만 탄소 가격 조정은 경제 전반에 비용 부담을 유발하므로, 대외 규제 시간표와 국내 제조업의 기술적 수용 능력을 고려해 개편 시기와 이행 경로를 엄밀히 설계해야 한다.

4. IAA의 정책 시사점

IAA의 정책 설계에서 가장 주목할 원리는 공급자 측 보조금이 아닌 공공 조달이라는 수요자 측 개입으로 시장을 먼저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산업정책이 R&D 보조금·세제 혜택·금융 지원 등 기업의 비용을 낮추는 공급자 측 수단에 집중해 왔다면, IAA는 공공 구매력을 활용하여 저탄소·역내산 제품에 대한 보장된 수요를 선제적으로 형성함으로써 민간 투자의 수요 불확실성을 제도적으로 제거한다. 공공 조달 의무화 하나로 저탄소 철강 약 83억 유로, 저탄소 시멘트 약 52억 유로의 선도시장이 형성된다는 추산은 이 레버리지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수요자 측 개입은 경제학적으로 명확한 한계를 수반한다. 공공 조달 기준에 의해 형성된 수요는 시장 균형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가 이루어지는 구조로, 그 비용은 사실상 납세자와 공공 예산으로 전가되는 암묵적 보조금이다. 보장된 수요가 고착되면 해당 산업의 비용 절감과 혁신 유인이 약화할 수 있으며, 어떤 기술을 저탄소로 정의하고 어떤 제품을 전략적으로 분류할지를 정부가 결정하는 구조는 이른바 'picking winners'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한국의 정책 설계에서 이 방식을 참고한다면, 효과와 부작용을 가르는 핵심 변수는 적용 범위·기준 설정 방식·예외 조항 설계의 엄밀성에 있다.

IAA의 두 번째 설계 특징은 부품의 원산지 규정과 현지 고용 요건을 패키지화하여 물질적 공급망과 인적 자본을 동시에 역내에 강제 결착(Localization)시키려는 구조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 상승을 유발하지만, EU는 핵심 제조업의 고용 붕괴를 막고 외자 유입 시 발생하는 현지 고용 및 기술 축적의 부재를 방지하기 위해 이를 정당화한다. 특히 대규모 외국인직접투자(FDI) 심사 시 전체 인력의 최소 50%를 현지 근로자로 채우도록 의무화한 조치는, 단순한 자본 유입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고용 창출과 역내 부가가치 제고를 제도적으로 담보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의 구조적 특성상 이러한 배타적 내재화 방식을 직접 이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유사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공급망 취약성이 높고 단기 생산·고용 흡수가 가능한 분야만 국내 고용 창출이나 기술 이전을 의무화하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5. 결론

IAA는 효율성보다 회복력과 전략적 자율성을 우선하는 산업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도화한 시도다. 공급 측 보조금 대신 공공 조달 의무화로 수요를 먼저 창출하고, 원산지 요건과 FDI 조건화를 결합하여 공급망 내재화를 규제 수단으로 달성하려는 이 설계는 미국의 관세 중심, 중국의 국가 주도 보조금 방식과 구별되는 EU 고유의 접근이다. 다만 보장된 수요가 혁신 유인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 원산지 요건이 실질적 생산 역량 축적으로 이어지는지는 사후적으로만 검증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은 위임법률의 완성도와 회원국의 이행 의지에 달려 있다. 정책의 설계 논리와 한계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한국이 이 변화에 대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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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 : 산업연구원

연구진 소개

  • 학력
    • Osaka Prefecture University (Ph.D)
    경력
    • 2021.06 - 현 재 제22대 산업연구원 원장
    • 2017.10 - 2019.05 대통령비서실 중소기업비서관/중소벤처비서관 비서실 중소기업비서실 중소기업비서실 중소기업비서실 중소기업비서실 중소기업비서실 중소기업비서실 중소기업비서실 중소기업
    • 2015.04 - 2017.10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 2015.03 - 2017.02 한국산업조직학회 감사
    • 2009.03 - 2017.10 한국동북아경제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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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KIET 산업경제 코로나19 발생 이후 제조업 고용 변화: 중간 점검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부분의 고용 관심사가 항공 및 여행서비스, 음식·숙박 서비스 등 주로 서비스 업종에 집중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최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제조업의 고용변화를 살펴보았다.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제조업 고용은 비교적 큰 충격 없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고용은 서비스업에 비해 큰 충격 없이 유지되고 있고, 코로나19 직후 2020년 상반기에 약간 하락하였지만 하반기부터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OECD 주요국의 제조업과 비교하여도 일본과 함께 고용 충격이 비교적 작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양호한 고용 성적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내 특성 별로는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종사상 지위 별로 보면, 임시·일용직,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서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고, 상용직과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큰 충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의 경우 코로나 발생 초기 약간의 충격 이후 고용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고용이 더 증가한 반면, 이보다 작은 규모의 제조업체들의 경우 고용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고용의 중장기, 단기 추세선을 비교한 결과 제조업 업종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 발생 이전 3년간의 추세선을 2020년 1월부터 연장한 선과, 2020년 1월부터의 실제 자료를 이용한 단기 추세선을 비교한 결과, 의약품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시작하여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자부품·컴퓨터, 기타운송장비, 가구는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고용 추세가 개선되었다. 그러나 다수 업종은 코로나 발생 이후 고용이 하락하였는데, 특히, 비금속광물, 1차금속, 금속가공 분야나 인쇄·기록매체 업종에서 하락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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