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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풀어 읽는 경제기사

  • 다시풀어 읽는 경제기사

한국이 TPP에 가입하면 뭐가 좋은거죠?

제목 한국이 TPP에 가입하면 뭐가 좋은거죠?
작성자 강병구 조회수 2584 게시일자 2015-10-29
파일첨부 20151029_조선일보_b11면_074728.jpg  

한국이 TPP에 가입하면 뭐가 좋은거죠?

  •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입력 : 2015.10.29 03:04

    [경제기사야 놀~자]
    회원국서 생산한 원·부자재 자국산 인정, 특혜관세 혜택
    섬유·의류는 국내기업에 유리… 車부품·가전 日보다 불리해져

    7년을 머뭇거리다가 "어떻게든 TPP 참여" 〈조선일보 2015년 10월 7일자 A1면〉

    미국·일본 등 12개국이 사상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는 자유경제 무역권을 외면할 수 없어 한국도 TPP 가입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TPP 가입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TPP 가입을 미루다 자동차 부품, 가전 등 부문에서 경쟁국 일본에 시장을 뺏길 위험도 있다. 하지만 TPP 가입 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등 ‘비용’을 치를 수 있는 만큼 가입 시기와 전략을 치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 기사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사진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990년대 초부터 세계 무역 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FTA(자유무역협정)가 강조됐고, 최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같은 여러 국가 간 '메가(Mega) FTA'가 세계 통상 질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메가 FTA가 경쟁적으로 추진되면서 세계경제 통합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달 5일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TPP 12개 회원국이 5년 만에 최종 협상 타결을 이루며 전 세계 GDP의 40%를 아우르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성공했습니다. 오늘은 TPP 협상 결과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TPP 가입의 경제적 효과, 어떤 점이 있나요?

    TPP 협상은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12개 국가 간 협정입니다. 그중 일본은 FTA를 통한 글로벌 경제 통합 흐름에서 우리나라보다 한참 뒤처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TPP 협상이 타결되면서 단숨에 세계경제의 40%를 차지하는 경제권 위에 올라섰습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 기계 등 우리 주력 산업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이 TPP로 관세 혜택을 받게 되면 그간 우리가 누리던 FTA 선점 효과는 유효 기간이 만료됩니다. 이 때문에 "우리도 조속히 TPP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TPP 회원국과 이미 개별 FTA를 타결했거나 발효한 상태입니다. TPP의 양허(상품 관세를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않거나 특정 서비스 업종을 개방하기로 한 약속) 수준이 개별 FTA와 별 차이가 없다면 관세 효과도 크지 않습니다. 다만 TPP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TPP 참가국에서 생산한 원·부자재는 자국산으로 인정해 특혜관세를 부여하는 이른바 '누적 원산지 규정'입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양국 FTA에서 특혜관세를 적용 받으려면 두 국가의 원재료·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TPP가 발효되면 예컨대 베트남에서 생산한 부품을 일본에서 조립해 미국으로 수출해도 일본은 TPP 협정이 규정한 특혜관세를 적용 받을 수 있습니다. 국가별로 다른 원산지 규정 때문에 발생하는 개별 FTA의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누적 원산지 규정은 중간재 교역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특히 유리한 조항이기도 합니다.

    ◇산업별 이해 득실을 살펴볼까요?

    먼저 자동차 부품 업종은 TPP 협상 타결로 미국 시장 등에서 일본과 한층 강도 높은 경쟁이 예상됩니다. 일본산 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2.5%)가 철폐되면 일본산 부품 가격 경쟁력은 상승하고 이는 우리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완성차는 사정이 좀 나은 편입니다. 한·미 FTA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가 내년부터 완전히 철폐되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미국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물량이 과거만큼 많지 않습니다.

    가전제품 부문도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일본 기업들에 비해 우리 기업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은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이미 무관세이기 때문에 TPP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섬유 업종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 TPP 역내 국가들은 역외국인 중국보다 베트남으로부터 의류 수입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 최대 섬유·의류 수출국인 베트남에 많이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은 누적 원산지 규정의 수혜를 입을 전망입니다. 베트남에서 생산한 우리 기업의 제품을 다른 TPP 참가국에 수출할 때 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베트남은 섬유 원료 대부분을 중국과 한국 등에서 조달하고 있는 만큼 우리 섬유 기업들이 이를 활용한다면 혜택은 배가 될 것입니다.

    한편 석유화학 부문은 수출의 90% 이상을 TPP 참여국이 아닌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TPP 가입에 대한 우리 입장은 무엇인가요?

    TPP 협상의 세부 내용이 확정되고 각국 의회 비준을 거쳐 발효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TPP 협정문이 공개되면 그 내용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함께 가입 또는 불참 시 실익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