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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풀어 읽는 경제기사

  • 다시풀어 읽는 경제기사

디젤車, 정말로 親환경적이지 않은 건가요?

제목 디젤車, 정말로 親환경적이지 않은 건가요?
작성자 강병구 조회수 2404 게시일자 2015-10-15
파일첨부 20151015_조선일보_b11면_070824.jpg  

디젤車, 정말로 親환경적이지 않은 건가요?

  •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 2015.10.14 23:59

[경제기사야 놀~자]

'클린 디젤' 광고 유럽 車업계, 美 질소산화물 규제에 고민…
배출저감장치 달면 車값 올라… 판매 줄어들까 SW 조작 사기

오존 주범은 디젤車와 中서 급증한 차량 조선일보 2015년 10월 6일자 A16면〉

환경부는 지난 2005년 수도권 대기 질 개선 프로젝트에 착수해 작년까지 약 3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디젤차가 유해 대기 물질을 덜 배출하도록 차량 한 대당 수백만원씩 하는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달도록 하는 등 자동차 대책에 집중했다. 그 결과 서울의 미세 먼지 농도를 어느 정도 줄이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대기 질 개선 10년 프로젝트의 또 다른 목표였던 이산화질소(NO₂) 농도는 거의 제자리걸음(34ppb→33ppb)을 하면서 목표(20ppb) 달성에 실패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 기사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동차는 이미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 166만대가 팔렸고, 전 세계적으로는 9000만대가 팔렸습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대수는 2000만대가 넘어섰고, 전 세계에는 자동차 12억대가 등록돼 있습니다. 이처럼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에너지와 환경문제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화석연료인 휘발유와 경유(디젤)를 주로 사용해 달리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물론 자동차가 개발되었을 당시에는 석유가 널리 보급되지 않아서 전기와 증기 등을 연료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석유 산업을 일으켜 본격적인 화석연료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전기와 증기 자동차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화석연료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미국에서 천사의 도시라고 하는 로스앤젤레스는 1940년대 이후 자동차 수요 증가에 따른 스모그(연기 'smoke'와 안개 'fog'의 합성어)로 시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자동차 배출 가스를 강력히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 산유국들이 두 차례에 걸쳐 석유 수출을 제한해 기름값이 치솟자, 선진국들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또 자동차가 연료 1L(리터)로 달릴 수 있는 거리를 점차 늘리도록 연비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당시 기술력과 경제성을 고려할 때 휘발유 엔진으로는 배출 가스를 줄이면서 연비를 높이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0년대에도 전기차를 개발했으나 현재와 같은 가격, 성능, 충전 문제 때문에 판매를 포기했습니다. 결국 자동차 업체들은 1922년 독일에서 개발한 디젤엔진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디젤 자동차는 일반 자동차와 어떻게 다른가요?


원래 디젤엔진은 크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 증기 엔진을 대체하고자 개발한 것입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디젤엔진을 소형화해 자동차에 달아 왔으며, 각국 정부가 환경과 연비 규제를 강화하자 디젤엔진으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연비도 향상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디젤 자동차는 시끄럽고 냄새가 심하며 시동을 건 후 일정 시간 기다려야 출발할 수 있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디젤 자동차를 가지고 미국과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가 소비자들에게서 외면받아 시장에서 쫓겨났습니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州) 앤아버에 있는 미 환경보호청(EPA) 저온테스트실험실에서 폴크스바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아렉 디젤차의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州) 앤아버에 있는 미 환경보호청(EPA) 저온테스트실험실에서 폴크스바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아렉 디젤차의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AP 뉴시스

그러나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 개발한 디젤엔진을 묵혀 두기가 아까웠던 나머지 1990년대 들어 '클린 디젤'을 들고 나왔습니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클린 디젤이 과거보다 조용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연비도 뛰어난 자동차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그 결과 1990년대 초에 유럽 시장점유율이 14%에 불과했던 디젤 자동차는 지난해 점유율이 54%까지 증가했으며, 전 세계 판매 물량은 1800만대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디젤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자 디젤차 판매 1위인 폴크스바겐은 부진했던 미국 시장에서 엔진 배기량 2000㏄ 미만의 중소형 디젤 자동차 판매를 늘려 도요타와 GM을 물리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폴크스바겐은 왜 속임수를 썼을까요?

그런데 폴크스바겐은 미국 정부가 호흡기와 폐 질환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를 강화하자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장치를 중소형 디젤 자동차에 달 경우 가격이 올라가 판매가 부진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폴크스바겐은 문제 해결을 위해 소프트웨어 조작이라는 속임수를 동원한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디젤 자동차 수요는 일시적으로 감소할 전망이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클린 디젤 기술 향상에 더욱 매진할 것이어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예상입니다. 클린 디젤 자동차가 휘발유 자동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고 연비도 좋으며, 자동차 업체들이 당장 클린 디젤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를 저렴한 가격에 충분히 공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폴크스바겐 사태는 자동차의 기술적 문제보다는 윤리적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