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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풀어 읽는 경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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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왜 제조업 革命의 주역이라 불리나요?

제목 3D 프린터, 왜 제조업 革命의 주역이라 불리나요?
작성자 강병구 조회수 1945 게시일자 2015-05-07
파일첨부 20150507_조선일보_b11면_074148.jpg  
3D 프린터, 왜 제조업 革命의 주역이라 불리나요?
  • 심우중·산업연구원 연구원

    입력 : 2015.05.07 03:04

    안경·인공관절·의족·보청기… 플라스틱 등 재료 얇게 쌓아서 평면 아닌 입체적 물건 만들어
    개발기간·비용 획기적 절감, 한국 기술수준 아직 美의 75%

    100배 빠른 3D 프린터 〈조선일보 2015년 3월 18일자 B1면〉

    영화 '터미네이터 2'에는 액체 금속이 로봇으로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국 과학자들이 영화에서처럼 액체에서 바로 입체 형상을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3D(입체) 프린터를 개발했다. 미국 카본3D사(社)는 16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십㎝ 크기 입체를 0.1㎜ 오차도 없이 기존 제품보다 25~100배 빠르게 찍어내는 3D 프린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 기사

    심우중·산업연구원 연구원 사진
    심우중·산업연구원 연구원
    요즘 TV나 동영상 사이트에서 3D 프린터로 물건을 만드는 영상을 본 적 있나요? 컴퓨터에 설계도만 입력하면 원하는 물건은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신기한 기계랍니다. 손이나 발 같은 신체 기관부터 장난감이나 기계 부품에 이르기까지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물건은 무궁무진합니다. 공장이 없어도 설계도와 3D 프린터만으로 물건을 만들어내는 시대, 3D 프린터는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요?

    3D 프린터, 어떻게 물건을 만드나요?

    3D 프린터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일반 프린터를 떠올려 볼까요? 컴퓨터에 글자나 그림을 입력하고 '인쇄' 명령을 내리면 프린터는 평면에 재료(잉크나 토너)를 단층으로 쌓아 줍니다. 3D 프린터도 이와 비슷합니다. 다만 단층이 아닌 무수히 많은 층으로 원하는 재료를 쌓으면서 평면이 아닌 '입체적' 물건을 만든다는 것이 차이입니다.

    3D 프린팅이 각광받는 것은 제작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큰 장점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생산 방식으로는 스마트폰 케이스 하나를 만들더라도 별도의 제작틀(금형)을 써야 하므로 모양 변경이 어렵고 개발 기간도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소프트웨어 설계도만 수정하면 단시간에 각양각색의 케이스 제작이 가능하지요. 3D 프린팅을 이용할 경우 보통 제품 개발 기간은 약 10분의 1, 비용은 그 이상 감소한다고 합니다.

    3D 프린팅은 어디에 사용되나요?

    최초의 3D 프린터는 1987년 미국에서 개발됐는데, 초기에는 '빠르게 시제품을 만드는 기계(Rapid Prototyping)'라고 불렸습니다.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재료의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3D 프린터가 확산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주로 시제품 제작에 사용됩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3D 프린팅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면서 정교한 가공이 요구되는 산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용됩니다. 복잡한 구조의 제품도 비교적 쉽게 제작할 수 있고, 버려지는 재료가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현재는 귀금속 세공과 의료 분야에서 특히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터로 제작되는 맞춤형 보청기는 이미 전 세계에서 1000만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또 의수, 의족, 의치, 인공관절 등을 만드는 데에도 3D 프린터가 유용합니다.

    요즘은 신발, 옷, 안경뿐 아니라 초콜릿과 피자도 3D 프린터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 구글은 고객이 취향대로 조립하는 스마트폰 부품을 올해 안에 3D 프린터로 생산할 계획입니다. 심지어는 달에 3D 프린터를 보내 우주인 거주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까지 등장하는 등 최근 3D 프린터의 쓰임새는 흥미를 넘어 놀라움을 줄 정도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월러스는 3D 프린팅 세계시장 규모가 2013년 31억달러에서 2020년 21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쟁력은 어느 정도죠?

    3D 프린터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달러대에 가정용 3D 프린터가 시판 중이고, 한국에서도 국내 업체가 만든 가정용 프린터가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 대신 3D 프린터로 물건을 대량생산하는 시대가 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재료의 제약을 넘어야 합니다. 지금은 가공이 쉬운 플라스틱이 3D 프린터의 재료로 주로 쓰이고 있는데, 금속이나 액체, 신소재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어야 산업 현장에서 쓰임새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긴 제작 시간도 넘어야 할 과제입니다. 프린터마다 차이가 나긴 하지만, 지금은 손바닥만 한 피규어(모형) 하나를 만드는 데도 1시간가량 걸립니다. 이 시간이 훨씬 단축되어야 공장 대신 3D 프린터로 물건을 찍어내는 게 수지타산이 맞겠죠?

    3D 프린터는 '새로운 제조업 혁명의 주역'으로 불릴 만큼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이 분야에서 앞서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술 수준이 미국 대비 75%에 불과하며 소프트웨어도 대부분 외국 제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3D 프린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정부가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 오픈소스(Open source·무상으로 공개된 소프트웨어) 활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3D 프린팅 기반 창업 지원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기업이 만든 3D 프린터로 인공 장기(臟器)나 스마트폰, 컴퓨터와 자동차를 뚝딱 만들어내는 미래를 함께 기대해볼까요?